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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아직은 시간이 있지요?

[20] 아직은 시간이 있지요?

by FAK September 20, 2019

2004년 5월에 만난 아버님이 계시다. 학생이 11학년인데 학자금에 대해 상담을 하러 오셨다.

학생이 공부를 상당히 잘 하고 여러가지 과외 활동도 뛰어나서 학교에 대한 희망을 상의를 하였고 대산 대학 설정 등에 같이 논의를 하였다. Financial Aid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Strategy에 대해 상담을 하여 드리고, 준비를 하시는 방법을 상담하여 드렸다.

그 학생의 집안 사정에 따르면, 주립대학에서는 거의 도움을 받지 않고 다닐 수 있는 상황 이었지만, 사립대를 갈 경우는 혜택의 대상이 되며, 학교의 선택을 잘 하였을 때에는 주립대 보다 오히려 적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씀을 드렸다. 상담을 마치고 난 후 아버님은 “그럼 언제부터 시작을 하여야 하느냐?”고 물으시더니, “학생 SAT성적 나오는 것 보고, 조만간에 연락드리고 다시 찾아 뵙겠다”라고 하고 헤어 졌다.

2005년 4월, 올해, 그 아버님이 다시 찾아 오셨다. “이제 대학에 가게 되었는데, Financial Aid를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요?”라는 질문을 하신다. 너무나 기가 막혀서, “아니 작년에 준비를 하여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라고 하자, 어느 학교에서 Admission을 받을지 몰라 차일 피일 미루다 이제 오게 되었다는 이야기 이다. “지금은 이미 많이 늦었다, 얼마 만큼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가능성을 높이기 위하여서는 하루라도 빨리 시작을 합시다.”라고 말씀 드리자, “그럼 언제가 정말 도저히 안 되는 순간이냐?”라고 질문을 하신다. “지금도 늦었으며 올해는 벌써 많이 손해를 보실 수 밖에 없다. 내년을 위하여서도 지금은 준비를 하여야 한다.” 하고 하자, “다음 주에 찾아 오겠다”하고 헤어 졌다.

그 후 2개월이 지난 6월 2일 다시 찾아 오신 아버님. “지금이라도 도저히 안 되겠는냐?” 하신다. 필자는 학생이 어느 학교를 가기로 하였는지가 가장 궁금하였다. Admission을 받은 그 좋은 학교들 다 내버려 두고 장학금을 주겠다고 한 UC 리버사이드로 확정을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왜 찾아 오셨는지 궁금하여 여쭤보니, “학교에서 연락이 왔는데, Financial Aid의 절차를 밟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접수를 하여야 장학금도 나온다고 한다더라”라는 대답. “아니 그 말씀 제가 미리 드렸잖아요?”하자, ‘설마’하였다는 이야기 이다. 그러면서 물어 보시는 내용은 “어떻게 이 장학금을 더 받아낼 방법은 없겠느냐?”는 것이다.

학생들의 학자금 상담을 하면서 가장 실망되는 순간이다. 돈이 많이 드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학생이 돈 때문에 자신이 가고 싶은 학교를 가지 못 한 것에 실망이 되는 것이다. 설마 설마 하며 차일 피일 미룬 아버님이야 돈으로 메꾸면 되겠으나 자신이 목표로 한 대학에서 입학 허가를 받고도 가지를 못 하는 학생의 마음이야 오즉 하겠는가?

“어려운 학교 가서 학점도 제대로 못 따는 것 보다는 약간 쉬운 학교에서 학점을 잘 따야 의대를 가기 쉬운 것 아니냐. 학생을 잘 설득을 하였더니 이해를 하고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생각 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 이구나’하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었다.

학자금 상담은 기본적으로, “어떻게 하면 나의 능력 범위 내에서 우리 학생을 좋은 학교에 보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골자 이다. 어떻게 하면 한 푼이라도 적게 낼 것인가, 또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받아 낼 것인가 하는 것이 결코 중심이 아니다. 부모님이 미리 미리 준비를 하시면 얼마든지 방법이 있는데 이를 미루다가 시기를 놓치는 것은 정말 이 세상 어디에도 핑계가 없다.

떠나시면서 아버님은 어김없이 두 문장을 이야기 하신다. “언제가 정말 정말 마감일 이냐?” “다음 주에 연락 하고 찾아 뵙겠다”

올해 11학년 학생이 있어 문의를 하시는 분 들이 많이 있다. 전화만 하시기도 하고 찾아 오시기도 한다. “다음 주에 연락 드리겠습니다.” 또는 “언제부터 시작을 하여야 하느냐?” 하시는 분 들을 보면, “아 내년에도 가슴이 많이 아프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을 피할 수 없다.